PPC 주사를 세 번 맞았다. 아랫배에 두 번, 러브핸들이라고 불리는 옆구리 뒤쪽 볼록살에 한번. 체격이 그리 큰 편이 아니라 오히려 더 두드러져 보이던 군살이 이제는 전혀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이야호~

시술에 대한 상담 시 보통 시술의 원리, 효과, 시술 후 반응 등을 설명하게 되는데 이 모든 것은 일반적인 의학적 지식으로 이뤄진 배경과 지금까지 누군가의 임상 연구로 밝혀진 결과들, 그리고 본원에서 실제 시술을 진행하면서 생긴 누적 데이터를 분석해서 가급적 객관적이고 사실에 입각한 내용을 전달하려 노력한다. 이것은 비단 본원 뿐 아니라 어느 의료기관이나 어느 시술 및 수술에 대해서든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다소 김새는 점은 나름 전문가로서 조직검사 상 지방세포의 감소를 나타내는 사진을 보여주고, 시술 후 결과의 통계치를 그래프로 보여줄 때 보다 동네 부녀회장처럼 “ 누구도 그런 거 맞고 효과 봤어요.” 하는 식의 얘기에 상대가 더 쉽게 마음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는 것이다.

4년 전 태국에서 열린 한 미용학회에 참가했을 때 인상적인 경험을 한 적이 있다. PPC 주사에 대한 세션이었는데 마지막 연자인 프랑스 피부과 의사가 자신이 속한 PPC 연구 학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의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PPC 시술이 국소 지방을 없애는 시술로 공식 인정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였다. 치료자들이 자신이 가진 개별화된 지식과 경험으로 아무리 시술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확신이 있더라도 그것을 적용 받는 환자에게는 그저 “내가 해보니 좋더라.” 식의 설명은 인정할 수 없다는 유럽인다운 생각, 또 과학자다운 자세가 꽤 인상 깊었다.

체형 관리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시도가 있다. 그러다 보니 무엇은 효과가 있고 무엇은 효과가 없고가 뒤엉켜 모두가 이도 저도 아닌 것으로, 뿌리도 없는 것들로 뭉뚱거려져 인식될 수도 있겠다. 그러니 이런 시술을 받기 전에는 선택에 이르게 하는 직접적인 촉매제가 무엇인지는 상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자극적인 솔깃한 얘기나 앞뒤도 없이 무조건 효과적이라는 얘기 보다는 다소 지루하고 가슴을 울리지는 못하더라도 보여줄 수 있는 객관적인 사실이 있는지를 먼저 체크해보면 좋겠다.

얼마 전 본원을 찾은 한 고객, 현재 ‘OO탕 다이어트’ 를 하고 있다고 하신다. 감기 걸렸을 때 마시는 생약 성분의 드링크제인 OO탕을 다이어트에 이용한다니,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냐니까 그분의 확신에 찬 말씀, “그거 먹고 효과 봤다는 사람 많대요.”

효과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다이어트에 목마른 사람을 설득하기란 참 쉽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 시작에 필자가 한 말은 시술을 받은 한 개인으로써 본인이 느낀 시술 후 경험을 쓴 것이니 과대광고라 오해들 마시길. 어쨌든 솔깃해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이 글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다.

/ 365mc비만클리닉 김정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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